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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노트

6월의 책: 지극히 사적인 프랑스 (오헬리엉 루베르)

지극히 사적인 프랑스 (오헬리엉 루베르, 윤여진 / 틈새책방)

"프랑스 학생들에게 청소년기는 미래를 위해 공부하느라 희생해야 하는 시간이 아니다. 바칼로레아 걱정을 아예 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한국 학생들보다는 시간도 마음도 여유롭다. 자연히 청소년기는 '자기 자신'을 만들어 가는 시기가 된다.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자기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싫어하는지를 탐색한다. 프랑스 학생들은 10대 때 이미 자기 취향이 확고하게 결정되는 편이다." (p195)

 

 나는 내 취향을 20대 중반이 되어야 알게 됐던 것 같다. 고등학교 때 나름 진로에 대해 고민하기는 했지만, 갈수록 공부하느라 바빠 미래의 진로보다는 성적과 대학에 집중했다. 그래서 청소년기 보다 대학생이 된 후에 더 많은 진로고민을 했고, 갈팡질팡 했다. 아무리 진로고민은 평생고민이라고 하지만, 더 어렸을 때 내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이 무엇인지, 무슨 일을 하고 싶은지, 나는 어떤 사람인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더 많이 고민했다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아있다.   

 

" 재미있는 건 해외에서 유명한 나폴레옹을 정작 학교에서는 제대로 배운 적이 없다는 것이다. (중략) 한편으로는 역사란 왕의 역사가 아니라 민중들의 이야기이니 나폴레옹에 대해 필수적으로 짚고 넘어가지 않아도 된다고 여겼던 것 같다 ." (p199)

 

우리는 한국사를 배울 때 왕과 그들의 업적에 대해 배운다. (지금은 어떨지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나는 그렇게 배웠다)

고구려부터 광개토대왕, 장수왕의 전성기, 소수림왕의 불교 도입... 조선시대에는 태정태세문단세를 외운다. 시험공부를 할 때는 어떤 왕 때 어떤 업적과 사건이 있었는지를 열심히 외운다. 물론 이렇게 외우고 공부하다보면 우리나라 역사의 흐름을 익히기에는 좋다. 왕 순서가 시간의 기준을 잡아주니까. 

 

하지만 한편으로, 이 책에 스치듯 쓰여있는 '역사란 왕의 역사가 아니라 민중들의 이야기'라는 말이 마음을 울렸다. 왜 나는 역사를 차지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아닌 소수의 왕들이 역사의 전부라 여겼던 걸까. 

 

 

* <세상에 이상적인 나라는 없다> 이 책을 통해 바라 본 프랑스는 좋은 점도 있고 나쁜 점도 있다. 하지만 결코 그 곳에서 살고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특히, 파리는 여행으로는 가고싶지만, 살고싶지는 않다.) 

 

* 경제가 한 나라와 그 나라의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참 크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경기가 어려워지고, 실업률이 올라가고, 그러면 사람들의 마음도 강팍해지는 것 같다. 그럴 수밖에 없는 현실이 너무 안타까울 뿐이다. 

 

* <프랑스의 정치> 결선투표를 한다는 게 흥미로웠고, 우리나라에도 도입되면 어떨까 생각했다. 투표를 한번 더 치뤄야 하니 비용효과적이지는 않지만, 민심을 더 잘 반영할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어디서나 기득권층은 보수적 성향을,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진보적 성향을 띠나보다.